연평균 주행거리 15,000km 이하는 전기차 추천하지 않는 이유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많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이럴수록 저는 전기차를 추천하지 않는데요. 그중에서도 연간 주행거리가 15,000km 이하라면 특히나 전기차를 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을 수 있습니다. 주행거리가 짧은 사람에게 전기차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드립니다.

 

 

주행거리 짧은 분에게 전기차 추천하지 않는 이유

보통 전기차를 추천하는 편이지만, 주행거리가 짧은 분들에게는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데요. 대한민국의 연평균 주행거리가 14,000km 정도라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사는 것이 비용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1만 km 이하로 주행한다면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대비 연료비가 엄청나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차량 가격을 생각하면 그냥 순수 내연기관을 저렴하게 사서 차액으로 기름값 하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1. 차량 가격이 비싸서 주행거리가 길어야 유리

전기차는 동급의 내연기관 모델 대비 1,000 ~ 1,500만 원 정도 비싼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상하리만치 할인을 많이 하는 일부 수입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천만 원 이상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아래 표를 보면 더 뚜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차급	차명	내연기관	전기차
소형 SUV	코나	2,516	4,373
	니로	2,787	4,855
준중형 SUV	투싼	2,729	-
	아이오닉 5	-	4,740
	토레스(EVX)	2,854	4,847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	4,383	-
	아이오닉 9	-	6,715
중형 세단	쏘나타 디 엣지	2,788	-
	아이오닉 6	-	4,695
준대형 세단	5시리즈(i5)	6,070(할인 후)	7,830(할인 후)
	E클래스(EQE)	6,200(할인 후)	10,350(단종)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	2,952	-
	무쏘 EV	-	4,800
	타스만	3,750	-

 

보조금이 많이 줄어서 서울 기준 최대 630만 원 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고 있습니다. 코나는 전기차에 630만 원 보조금을 빼더라도 가격 차이가 1,200만 원 정도 발생하고 있고, 니로는 내연기관 모델이 기본 하이브리드라서 비쌈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는 더 비싼 가격 때문에 차이가 큽니다.

 

배터리가 많이 탑재되는 준대형 SUV 같은 경우에는 보조금을 제외하면 2,300만 원이나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보조금을 더한다고 하더라도 1,700만 원 정도가 더 비싼 모습입니다.

 

물론 X2와 iX2처럼 오히려 전기차가 더 저렴하거나 가격이 거의 비슷한 수입차도 존재하는데요. 이는 할인 정책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달마다 가격 차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5시리즈, E클래스처럼 할인을 적용해도 내연기관이 훨씬 저렴한 모델이 대부분이죠.

 

2. 충전비 뽑으려고 주행거리 늘리면 감가폭탄!

가솔린 : L당 1668원 충전료 : kWh당 324원	복합 연비	10,000km 당 주행 유류비(충전비)
코나 가솔린	13.0	1,796,308
코나 하이브리드	19.8	1,179,394
코나 일렉트릭	5.5	824,727
투싼 가솔린	12.5	1,868,160
투싼 하이브리드	16.2	1,441,481
아이오닉 5	5.2	872,308
쏘나타 디 엣지 가솔린	13.5	1,729,778
아이오닉 6	6.2	731,613

 

그렇다면 충전비를 위해서 주행거리를 늘리면 되는 것 아닐까요? 안타깝게도 주행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엄청난 감가상각이 발생하게 됩니다.

 

감가가 발생하는 것은 전기차나 내연기관이나 모두 똑같지만, 똑같은 비율로 감가상각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신차 가격 자체가 훨씬 비싼 전기차가 더 많은 손해를 입게 됩니다. 때문에 저렴한 유지비를 위해서 전기차를 샀지만, 유지비를 위해서 주행거리를 늘리면 충전비보다 더 많은 감가로 손해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에 대한 인기가 많이 감소하면서 내연기관 대비 더 많은 감가율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즉, 똑같은 주행거리를 달리면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3. 충전시설에 대한 불편함과 거부감

그리고 오랫동안 거주하는 집이나 회사에 충전 시설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면 충전을 하는 것이 매우 불편합니다. 반대로 충전 시설만 잘 갖춰져 있다면 주유소를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히려 편리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충전 시설을 야외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도 지하주차장에 있던 충전기를 모두 야외로 옮겼는데요. 때문에 전기차 오너들은 충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야외에 주차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야외 충전이나 주차는 차가 더 빨리 더러워지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차량 관리에 대한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비라도 오면 비를 맞으면서 충전기를 뺐다 꼈다 해야 하는 불편함도 증가하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가 않습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주차 공간에 충전 시설을 추가하여 일반 차량을 주차할 수 없게 만드니 이런저런 민원이 들어오고 이중 주차 등으로 거주민의 불편함이 증가하게 되죠.

 

 

전기차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전기차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도 주행거리가 3만 km 이상이라면 충전비를 엄청 줄일 수 있는 것도 맞기 때문에 비용적으로 유리합니다. 감가상각은... 10년 이상 타면 어느 차나 다 비슷비슷해집니다. 10년 이상 타면 되죠.

 

1. 고성능 모델은 압도적으로 전기차가 유리

전기차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부분은 바로 고성능 라인업입니다. 내연기관은 열관리가 힘들고 출력을 일정 이상 뽑아내는 것이 굉장히 어렵지만, 전기 모터는 상대적으로 훨씬 쉬운 편인데요. 배터리 소모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차치하고(밟으면 기름 줄어드는 속도도 빠릅니다.) 모 RPM에서 최고 출력이 발생되는 것도 엄청난 매력이죠.

 

다만, 아직은 무거운 무게 때문에 코너링이 많이 필요한 서킷에서는 다소 불리함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고성능 내연기관 모델이 가지고 있는 아주 낮은 연비로 인한 유류비는 전기차가 압도적으로 뛰어나죠. 때문에 고성능 모델에서는 연간 주행거리가 많지 않더라도 전기차의 유지비가 훨씬 저렴하게 됩니다.

 

2. 각종 오일류 교환이 없어서 편리

그리고 주행거리가 많아지면 그에 따라 각종 오일류를 더 자주 교환해야 하는데요. 가솔린의 엔진 오일 교환 주기가 대략 1만km임을 감안하면 연간 3만 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3번이나 교환해야 합니다. 비용은 둘째치고 오일 교환을 하러 가는 시간도 굉장히 아깝죠. 그러나 전기차는 엔진오일과 미션 오일이 없기 때문에 훨씬 편리합니다.

 

그리고 차량을 멈추는 것을 회생제동을 이용하기 때문에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브레이크 패드의 마모 속도가 훨씬 느립니다. 이는 소모품의 교체 주기를 늘려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게 하죠.

 

그러나 모든 소모품의 교체주기가 늦춰지는 것은 아닙니다. 차량 무게가 무겁고, 모든 구간에서 최대 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타이어의 마모 속도는 오히려 빨라집니다. 특히 전기차 전용 타이어는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유지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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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타면 더 정숙하게 주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요. 이건 차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명확하게 전기차가 무조건 조용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저렴한 전기차들은 소음 차폐에 많은 비용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엔진 소리만 없을 뿐 외부 소음이 그대로 유입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오히려 엔진의 주기적인 소리가 없어서 더 시끄럽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전기차가 마냥 만능일 것처럼 느껴지지만, 아직은 비싼 가격 때문에 비용측면으로 비교하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나 평소 주행거리가 2~3만 km가 넘어간다면 전기차의 저렴한 충전 비용은 굉장히 좋게 다가오기 때문에 꼭 고려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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