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필랑트 공개! 사실상 그랑 콜레오스 쿠페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
오로라 2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던 르노 필랑트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준대형 CUV로 포지셔닝되어 있는 르노 필랑트는 프랑스어로 별똥별을 의미하는 에뚜알 필랑트(étoile filante)에서 따왔습니다. 때문인지 필랑트 이름에 별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
필랑트의 디자인은 독특하면서도 이전에 없던 느낌이 강합니다. 이런 디자인이야 말로 아이코닉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목조목 따져 보면 조명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디테일이 엄청 많은데도 불구하고 조잡하다는 느낌보다는 강렬하다는 느낌이 먼저 듭니다. 로장주 엠블럼을 분해한 것 같은 DRL와 그릴의 라이트는 마치 자신을 뽐내는 공작새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두 발의 육각형 헤드라이트는 왠지 람보르기니 차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스포티하면서도 쿠페스러운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근데 전면부를 계속 보다 보면 크립티드 캐릭터인 엘 그란 마하가 생각나네요.
쿠페형 CUV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떨어지는 루프라인과 날렵한 측면 유리는 필랑트만의 느낌을 강조합니다. 클래딩에도 디테일이 추가되어 있어서 차량 전반에 엄청나게 많은 꾸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측면에 뚜렷하게 굵은 캐릭터 라인은 없지만 뒷 휀더를 강조하여 마치 스포츠카의 휀더같은 느낌을 살렸습니다.
후면도 굉장히 많은 디테일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로장주 엠블럼과 필랑트를 둘 다 넣어서 가득 채웠으며, 루프 스포일러를 장착하여 쿠페형 CUV 특유의 멋스러움을 잘 살렸습니다. 근데 필랑트 스펠링이 다소 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테일라이트는 3개로 분리하고 얇게 다듬어서 스포티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라이트를 3개로 끊어서 쓴 것 같습니다. 머스탱이나 푸조 408, 람보르기니 차량들의 라이트가 떠오르네요.
실내는 그랑 콜레오스와 굉장히 유사하지만 은근한 디테일을 추가했습니다. 차 문에 필랑트 스펠링을 새겨 넣었으며 쿠페형답게 스티어링 휠에 포인트를 줬습니다. 옵션인 보스 사운드 시스템을 추가하면 대시보드에 플로팅 사운드 스피커가 추가되어 고급미를 살렸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시트입니다. 아이코닉 등급 이상에서 적용되는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는 마치 버킷시트와 유사한 디자인을 가졌습니다. 4점식 안전 벨트를 장착할 수 있을 것처럼 생겼지만, 실제로는 뚫려있지 않아서 4점식 벨트는 설치가 불가합니다. 그래도 외부의 쿠페형 스타일과 버킷시트 처럼 생긴 시트가 마치 고성능 차를 타는 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차가 커지긴 했지만 휠베이스는 그랑 콜레오스와 동일하기 때문에 무릎 공간이 더 넓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차고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트렁크 용량은 633L로 두 모델이 동일합니다.
필랑트의 전장은 4,915mm로 E세그먼트 포지션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폭 1,890mm, 전고 1,635mm, 휠베이스 2,820mm로 그랑 콜레오스보다 135mm 길고, 10mm 넓고, 45mm 낮습니다. 때문에 훨씬 스포티한 느낌을 줍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휠베이스는 동일해서 크기 대비 실내 공간은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많은 매체에서 경쟁 모델을 팰리세이드라고 하기는 하는데요. 솔직히 실내 공간은 그랑 콜레오스랑 다르지 않고, 팰리세이드 크기가 5m가 넘어서 F세그먼트로 봐야되기 때문에 쏘렌토, 싼타페와 비교하는 것이 적합해 보입니다. 크기만 따지면 쏘렌토도 E세그먼트거든요.
파워트레인
필랑트의 엔진은 그랑 콜레오스의 1.5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을 개량하여 만든 것입니다. 엔진 출력을 5마력 올렸으며 100kW 전기모터와 함께 동작하여 시스템 합산 최고 출력 250마력(ps)를 발휘합니다. 복합 연비는 15.1km/L로 훨씬 더 커진 차체를 생각했을 때 준수한 연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도심 14.7, 고속 15.5)
전체 주행의 75%를 전기 모터로 주행하여 마치 EREV와 같은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그랑 콜레오스와 동일한데요. 그랑 콜레오스가 엔진 개입이 잘 없는 것으로 유명한 만큼 필랑트도 동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를 적용하여 어떠한 노면 환경에서도 뛰어난 핸들링과 승차감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는 그랑 콜레오스에는 없는 기능이기 때문에 승차감이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필랑트는 오직 하이브리드로만 출시됩니다. 순수 가솔린 모델이나 사륜 구동 모델의 출시는 미정인 상태이며, 그랑 콜레오스에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은 사륜 구동을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필랑트도 불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배터리 위치 때문)
다만 굉장히 공격적이고, 스포츠카스러운 외관과 달리 출력은 다소 밋밋한 느낌입니다. 250마력이라는 출력이 결코 낮은 것은 아니지만 주행 대부분을 전기 모터로만 주행하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출력을 전부 사용하지 않습니다.
후륜에 100kW 전기 모터를 하나 더 추가해서 사륜 구동을 제공함과 동시에 더 높은 출력을 가지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니면 엔진을 2.0 터보 가솔린으로 바꾸는 것도 괜찮아 보이고요. 물론 이를 위한 개발비가 굉장히 많이 들 것이기 때문에 안나오겠죠.
가격과 옵션
필랑트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및 친환경차 승인 이후 가격 기준 4,331만 9천 원(테크노 트림)부터 시작합니다. 중간 트림인 아이코닉은 4696만 9천 원, 에스프리 알핀은 4971만 9천 원입니다. 1955대만 한정 판매하는 에스프리 알핀 1955트림은 5218만 9천원부터 시작합니다.
르노코리아 뿐만 아니라 르노 브랜드 전체에서 가장 큰 크기를 가지고 있고, 글로벌 플래그십 자리에 있는 만큼 옵션도 굉장히 풍부합니다. 심지어 액세서리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 트림에서도 말이죠.
가장 기본 트림인 테크노부터 차로 중앙 유지, 자동 차로 변경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차로 내 편향 주행, 회피 조향 보조, 긴급 조향 보조, 후방 교차 충돌 경보 및 방지 보조, 전후방 차량 대응 차선 이탈 방지 보조, 후방 충돌 경보, 오토 하이빔, 안전 하차 경고 등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이 기본 적용됩니다. 외관에도 모든 라이트에 LED를 사용하여 차별을 두지 않았으며, 실내에는 나파 인조 가죽 시트를 더했습니다.
360도 3D 어라운드 뷰와 파워 테일게이트, 앞자리 통풍, 뒷자리 열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OTA, 3존 오토 에어컨, 티맵 내비게이션 등 편의 사양도 대거 포함되어 있습니다. 163만 원짜리 옵션을 추가하면 동승석 디스프레이와 각종 게임, 오토 파킹 보조, 후방 긴급 제동 보조가 추가됩니다. 테크노 트림에 선택 사양만 추가하여 4,500만 원 미만으로 구매해도 충분히 매력적인 차량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코닉 트림에서는 테크노에서 옵션이었던 기능들이 기본 적용되며, 이중접합 차음 글래스, 20인치 휠,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시트 변경, 주차 보조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 충전 등의 옵션이 추가됩니다. 옵션으로 증강현실헤드업디스플레이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아이코닉에서 시트의 디자인이 버킷시트처럼 변경되기 때문에 멋과 가격 모두 고려한다면 아이코닉이 좋아 보입니다.

에스프리 알핀에는 외관 디자인이 전용으로 더욱 강화되며, 스마트 룸미러가 추가되고웰컴/굿바이 라이팅 애니메이션이 변경됩니다. 대부분 내외관 꾸밈 변경이기 때문에 실용적인 측면만 보면 아이코닉 트림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나 보다 멋있는 차를 원하신다면 에스프리 알핀이나 1955 트림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1955대 한정 판매되는 에스프리 알핀 1955트림은 풀옵션 에스프리 알핀에 1955년을 기념하는 전용 네임 플레이트, 코트행거, 태블릿 홀더, 프론트 그릴 데코가 추가됩니다.
테크노 트림 기준으로 그랑 콜레오스에는 없지만 필랑트에는 있는 옵션은 웰컴 및 굿바이 라이팅 애니메이션, 주파수 감응형 댐퍼, 더 많은 게임, 긴급 조향 보조, 후석 승객 알림, 더 많은 스피커 갯수 등이 있습니다. 또한 그랑 콜레오스에서는 아이코닉 트림으로 가야 하는 옵션 일부(2열 열선, 하이패스 시스템, 전자식 룸미러, 주차보조시스템 등)가 필랑트에서는 기본 트림부터 있습니다.
1열 사이드 윈도우만 이중 접합 차음 글래스를 사용한 그랑 콜레오스와 달리 필랑트에서는 앞유리, 1열과 2열 사이드 윈도우 모두 이중 접합 차음 글래스가 사용되었습니다. 덕분에 더 조용한 실내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옵션표만 보면 확실히 그랑 콜레오스보다 윗급으로 설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코닉에서 변경되는 시트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저는 아이코닉에 옵션 추가 없이 구매할 것 같습니다. 아이코닉, 에스프리 알핀과 1955 트림은 2026년 3월부터, 테크노 트림은 2026년 3분기부터 출고될 예정입니다.
필랑트에 대해
르노에서도 준대형에 해당하는 E세그먼트라고 소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준중형, 중형차에 주로 탑재되는 CMA 플랫폼을 사용했습니다. 볼보에서도 CMA 플랫폼은 40까지만 사용하고 60부터는 SPA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리자동차의 자회사인 링크앤코 또한 중형 SUV까지만 CM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랑 콜레오스가 지리 싱유에 L을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CMA 플랫폼을 사용한 싱유에 L 보다 더 큰 준대형 SUV인 하오유에 L은 지리자동차가 개발한 CV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서 준대형 플랫폼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게다가 볼보에 SPA 플랫폼도 있으니 이걸 사용할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CMA 플랫폼이 적용된 필랑트를 크기만 보고 준대형이라고 해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CMA 플랫폼이 탑재된 차 중에서 이 정도로 큰 차가 없었거든요. 애초에 그랑 콜레오스도 CMA 플랫폼이 적용된 자동차 중에서 가장 큰 크기였습니다.
예전에 중형 세단인 닛산 티아나를 1세대 SM7과 2세대 SM5로 팔았던 르노삼성의 이력이 있기도 합니다. 이때 전장을 제외하면 SM5와 SM7의 부품이 거의 대부분 호환될 정도였고 실내도 SM5와 같아 논란이 있었습니다. 액티언도 토레스 기반으로 만든 쿠페형 모델인데 전장이 35mm, 전폭이 20mm 커졌지만 기대에 비해 다소 안좋은 시승기들도 많았습니다. 필랑트는 전장이 135mm나 커지고 더 무거워진 만큼 액티언이나 SM7처럼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출력이(토크도) 약간 오르긴 했지만, 작은 차를 타겟으로 만든 플랫폼에 커다란 차체를 올렸을 때, 과연 우리가 준대형급에서 기대하는 승차감이나 주행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까하는 점도 걱정입니다. 그랑 콜레오스가 굉장히 좋은 차로 호평받고 있는 만큼, 필랑트가 이를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같은 트림 기준 필랑트가 그랑 콜레오스 대비 488~566만 원 더 비싼 가격입니다. 디자인 차이와 더 많은 옵션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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