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1등 기아 EV3 시승 후기, 승차감 뛰어나지만 멀미로 인해 힘들었던 사연
저렴한 전기차에 대한 수요와 경기 침체로 비싼 자동차에 대한 니즈 감소, 가격 대비 뛰어난 상품성이 합쳐진 결과로 기아 EV3는 국산 전기차 중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모트라인과 오토기어에서 EV3의 플랫폼을 가지고 굉장한 언쟁이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는데요. 저도 단순히 E-GMP를 전륜형으로 변경해서 사용한 차량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두 유투버의 공방으로 인해 많은 정보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많이 판매된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것이고, 인기가 많은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 그중에서 승차감이 좋다고 소문이 났기 때문에 저도 정말 궁금했습니다. 국산 전기차 1등 기아 EV3 시승 후기 바로 시작합니다.
시승차 옵션, 가격
EV3 시승차 정보 | |
시승 모델 | EV3 GT-Line 롱레인지 2WD |
트림 | GT-Line 롱레인지 |
배터리 용량 | 81.4 kWh |
최고 출력 | 150 kW (204ps) |
최대 토크 | 283 Nm (28.9kg.m) |
복합 전비 | 5.1 km/kWh |
추가 옵션 | 빌트인캠 드라이브 와이즈 HUD 모니터링 프리미엄 스피커 선루프 |
색상 | 오로라 블랙 |
가격 | 5,548만 원 |
시승 코스 | 신도림 드라이빙 센터(신도림 테크노마트) ↓ 롯데백화점 관악점 (회차 지점) ↓ 신도림 드라이빙 센터 |
시승 모델은 모든 옵션이 포함된 풀옵션 차량으로 5,548만 원에 해당하는 차량입니다. 시승 장소는 신도림 드라이빙 센터였는데 서울 기준으로 동일한 차를 산다고 가정하면, 국고 보조금 622만 원과 서울 보조금 143만 원을 받게 됩니다.
이에 따른 실질적인 EV3 구매 가격은 4,783만 원입니다. 지역에 따라서 보조금 차이가 있고 서울이 보조금이 적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이라면 이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전장이 4,300mm로 셀토스보다도 작은 차량을 전기차라는 이유로 4천 중반의 가격을 주고 산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잘 되지는 않습니다. 3천으로 셀토스 사고 남은 돈으로 기름 값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상품성이 좋은 것은 알겠는데
풀옵션은 조금 비싸지 않나....
이러한 생각을 하는 이유는 시승 후기가 엄청나게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승차감이 엄청나게 좋다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기대가 높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제가 거의 세단만 타다가 SUV를 오랜만에 타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EV3 시승 후기
EV3 시승 후기에서 가장 만족한 부분은 역시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이었습니다. 가격이 그랜저를 살 수 있는 금액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차급은 소형 SUV에 속하기 때문에 차급에서 오는 정숙함은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러나 막상 전원을 켜고 주행하면 그랜저 못지않은 정숙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제 차가 엔진소리가 굉장히 큰 자동차이기 때문에 더더욱 EV3의 정숙성이 놀라웠는데요. 함께 탄 와이프가 너무 조용해서 좋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다만 아직 엔진 소리가 없는 것에 적응이 안 되어서 속도를 대략적으로 계산하기가 어려웠는데 HUD를 통해 속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EV3 시승기에서 가장 만족하지 못한 부분은 브레이크 응답성이었습니다. 회생제동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굉장히 깊게 밟아야 차가 멈추는데, 생각보다 많이 밟아야 해서 적응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고 회생제동을 켜니 1단계에서도 액셀을 떼자마자 속도 감속이 크게 느껴질 정도라서 끄고 주행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잠깐의 회생제동에도 운전자까지 멀미를 할 정도였습니다. 동승자는 말할 것도 없이 멀미를 했습니다.
회생제동을 사용하면 브레이크를 사용할 일이 줄어드니 즉각적인 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하여 브레이크 패드 수명 증가, 분진 감소 등을 노린 것은 알겠으나, 감속이 되지 않는 브레이킹 구간이 너무 길어서 위태로울 때도 있었습니다.
차급 이상의 정숙성
위험한 브레이크 응답성
승차감
EV3 시승 중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역시 승차감이었습니다. 워낙 승차감이 좋다, EV6보다 좋다, 전기차 중 최고다라는 평가를 많이 받아왔던 차량이기 때문에 저도 엄청난 승차감을 기대했습니다. 실제로 저속에서는 굉장히 좋은 승차감을 보여주었습니다.
3~40km/h 미만의 저속 구간에서는 요철 처리가 굉장히 능숙했고, 과속 방지턱 등을 지날 때 뒷부분이 부드럽게 내려오고 고급스럽게 바운스를 처리해 줘서 너무나 좋았습니다. 역시 유투버나 다른 시승기에서 칭찬할 만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5~60km/h를 넘어가니 상황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100km/h 되는 고속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작은 바운스에도 굉장히 큰 출렁거림이 생겼습니다. 서스펜션이 단단하지 않고 부드럽게 세팅되어 있고, 전자 제어 서스펜션이 없어서 고속에서 바운싱이 굉장히 컸습니다.
때문에 속도를 내는 것이 걱정되었습니다. 직선 구간에서 요철이 없다면 여전히 승차감은 좋았지만, 작은 바운스라도 마주하게 된다면 멀미를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불편하게 변했습니다.
아무리 SUV라서 차고가 높고 승객석이 높다고 하더라도 공차 중량이 1,850kg에 달할 정도로 가볍지 않은 차량인데 이 정도로 고속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심지어 100km/h 이상의 고속도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승차감이 안 좋다고 유명한 GV80의 고속 안정성이 더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저희 아버지 차가 GV80이라서 타고 다닐 일이 꽤 있는데, 딱딱하기는 해도 불안한 느낌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행 성능
초기 세팅이 에코 모드로 되어 있어서 지하주차장을 올라갈 때 굉장히 답답했는데요. 액셀을 아무리 밟아도 차가 안 나가는 느낌이 들어서 싱글 모터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200마력이 넘어도 역시 1,800kg이 넘는 공차 중량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했습니다.
다행히 1층으로 올라와서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나니 전기차 특유의 경쾌한 가속감이 반겨주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드라이브 모드가 액셀의 응답성만 바꿔주고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반응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때문에 감속 시 브레이크를 더 많이 밟아야만 했고, 롤링과 바운싱은 여전히 심했습니다.
스포츠 모드로 커브에서 가속할 시 굉장한 롤링이 생기면서 불안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와인딩은 절대 안 되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 차가 머스탱이라서 롤링이 적은 편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EV3의 롤링은 조금 과할 정도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스티어링 휠이 굉장히 가벼워서 휙휙 돌아가는 편입니다. 너무 쉽게 돌아가는 핸들 때문에 가볍게 손을 얹고 운전하기는 불편했고 핸들을 꽉 잡아야 했습니다. 유턴할 때에는 편리했는데, 고속 구간이나 범프가 있는 곳에서는 불안함을 가중시켰습니다.
EV3는 스포츠 주행 하라고 만든 차는 아니다.
204마력의 출력은 1,850kg의 차량을 이끄는데 부족하지는 않았습니다. 초반부터 강한 토크가 발생되기 때문에 도심지에서 발 빠르게 움직일 때는 충분한 출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다만 50km/h 이상에서 가속할 때에는 다소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차가 작아서 굉장히 경쾌하고 재미있는 운전을 기대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도심지 내에서 일상적인 저속 주행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승차감과 뛰어난 정숙성으로 편안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조금만 속도가 올라가도 안정성이 떨어졌습니다.
편의 사양
차량 내부에는 있을 것은 모두 있었습니다. 열선, 통풍, 열선 핸들, 오토 에어컨, 선루프, 전동 시트 등등 필요한 모든 것이 있었는데요. 현대, 기아답게 열선은 굉장히 뜨겁고, 통풍은 굉장히 시원했습니다. 역시 편의사양은 한국차가 제일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외로 헤드레스트가 굉장히 편안했습니다. 앞 뒤로 조절이 안 되는 것은 아쉬웠지만 머리가 닿는 메쉬 부분이 굉장히 푹신하면서도 통기가 잘 되어서 좋았습니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의 화질도 굉장히 좋았고, 주차를 완료한 뒤에는 양 옆 선을 화면에 비춰주어 어느 정도 주차가 되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컵홀더의 위치와 뒷문 손잡이 위치, 그리고 계기반 그래픽이었습니다. 컵홀더의 경우 너무 아래에 있어서 어지간히 큰 컵이 아니라면 주행 중에 꺼내기가 불편할 정도였습니다.
컵홀더가 내려가고 센터콘솔 부분에 슬라이딩 식판(?)이 생겼는데, 평상시의 용도가 너무 불분명하고 너무 높아서 핸들을 돌리다가 팔꿈치가 부딪히는 현상이 자주 생겼습니다. 때문에 핸들을 돌리기가 불편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거는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뒷문 손잡이 위치는 의외로 높아서 팔을 높이 들어야 했고, 키가 작은 아이들이라면 문을 여는 것이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잡이 위치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너무 높은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계기반 그래픽은 너무나 단조로웠는데요. 그랜저 신형이 공개될 당시 너무나 단출한 그래픽으로 혹평받았던 생각이 날 정도로 그래픽이 단순했습니다. 이렇게 단순할 거면 왜 굳이 디스플레이를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아날로그 바늘 계기반을 넣어주세요.
추천 정도
EV3 자체는 도심에서 주행하기에 굉장히 적합하기 때문에 사도 좋다는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4,800만 원이나 주고 이 정도의 풀옵션 차량을 사야 할까를 생각해 봤을 때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EV3 풀옵션을 살 돈이라면 개인적으로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그니처 트림을 사는 것이 어떤가 생각이 드는데요. 옵션을 넣지 않았을 때 4,600만 원이라서 EV3 풀옵션과 큰 가격 차이가 없습니다. 엔진이 시끄러울 수는 있겠지만 더 넓은 공간과 차급이 주는 느낌은 쏘렌토가 한 수 위라는 생각입니다.
다만 어스 롱레인지에 모니터링, 드라이브 와이즈, HUD를 넣고 보조금을 받으면 4,520만 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260만 원 정도 저렴해졌습니다.
자동차를 사기 전에는 반드시 시승을 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무료로 시승을 할 수 있으며 현대, 기아, 제네시스의 경우 인터넷에서 정해진 시간에 예약을 할 수 있습니다. 예약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V3 시승 후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분명 굉장히 좋은 자동차인 것도 맞고 전기차 중에서 저렴한 모델인 것도 맞지만, 다소 아쉬움도 많았는데요. 저속의 승차감은 확실히 잡았지만 전자 제어 서스펜션의 부재로 인해 고속의 안정성은 놓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이 차를 산다고 하는 사람 있다면 저는 분명히 좋은 자동차라고 말해줄 것입니다. 물론 와인딩 하려는 사람은 말리겠지만요.
🚗 기아 EV3 보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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