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사러 갔다가 그랜저 사서 나오는 이유 | 그돈씨와 보태보태병이 원인!
많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알아볼 때 이 돈이면.. 하면서 더 높은 차량을 확인하고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K5를 알아볼 때 이 돈이면 하이브리드를, 하이브리드 보다 보니 이 돈이면 K8을, K8 보다 도니 이 돈이면 하이브리드를.. 하게 되었었는데요.
특히 경차를 고민하던 분들은 워낙 주변에서 경차 사지 말아라, 최소한 준중형 사라, 경차 연비 오히려 안 좋다, 사고 나면 위험하다 등등 많은 안 좋은 소리를 듣다 보니 차급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여기에는 현대, 기아의 옵션표가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경차 사러 갔다가 그랜저 사서 나오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작은 차를 사려고 하다가도 많은 이유로 더 크고 비싼 차를 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지 않더라도 더 비싼 차에 혹하게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주변의 그돈씨와 현대, 기아가 잘 만든 옵션표에 의한 보태보태병 때문입니다.
그돈씨
먼저 차를 산다고 주변에 말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이것일 것입니다.
"그 돈이면 ㅆ...Foot"
차를 산다고 하면 진짜 이 말을 안 들어 본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주변에 차를 좀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정확하게 그돈씨라고는 안 해도 그 돈이면 차라리 다른 차를 사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도 결국 옵션표를 잘 알고, 가격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데, 경차나 수입 엔트리 모델을 구매하겠다고 하면 특히 많이 듣습니다.
경차는 안전하지 않아서, 옵션이 부족해서, 연비가 생각보다 안 좋아서, 차가 잘 안 나가서, 디자인이 별로라서 등등 온갖 이유를 대면서 최소한 준중형인 아반떼라도 사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아반떼를 보고 있으면 미래를 생각해서 중형 세단을 사라고 하죠. 그렇게 어느 순간 그랜저까지 올라갑니다.
수입 엔트리 모델은 더욱 공격적인데요. BMW 1시리즈를 사려고 한다고 하면, 독일차는 후륜 구동을 사야 한다느니, 1시리즈는 돈이 없는 것 같다느니, 3시리즈도 작은데 1시리즈 어떻게 타고 다니냐느니, 어차피 할부면 더 급을 올려야 한다 등등 원색적인 비난까지 하면서 차급을 올리라고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돈씨의 끝은 없습니다. 그돈씨를 말하는 사람이 만족하려면 결국 롤스로이스까지 가거나, 그 사람이 평소 좋아하던 차량까지 가야 합니다. 저도 주변 사람들이 차를 산다고 하면 경차만은 피하라고 말하는 편입니다. 이유야 많지만, 결국 제가 경차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반대로 제가 차를 살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차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보니 금액에 제한이 없이 계속 차급이 상승합니다. 심심해서 3시리즈 견적을 냈다가 혼자서 이 돈이면 5시리즈를.... 아니 천만 원만 더 주면 530i인데... 530i는 연비가 별로니 530e를, 530e에서 좀만 더 주면 X5인데.. X5 살 거면 7시리즈 세단을 사자. 아니 1억 4 천주고 차 사는데 포르쉐 사야지.. 등등 계속 밑도 끝도 없이 올라갑니다. 결국 제가 정한 차는 페라리 로마였습니다
그돈씨의 끝은 없기 때문에 주변의 조언은 참고 정도만 하시고 본인의 예산과 차를 사는 이유에 맞게 사시기 바랍니다. 차는 감가가 심하기 때문에 예산을 크게 초과하는 자동차를 사면 재정 상황이 크게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보태보태병
현대, 기아의 자동차를 살 때 옵션을 추가하다 보면 더 상위 차급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보태보태병이라고도 부르는 이러한 현상은 옵션 금액과 상위 차량의 시작 가격을 잘 설정하여 옵션을 추가하다 보면 상위 차량과 비슷해져서 상위로 가고, 거기서 다시 또 옵션을 넣다 보니 금액이 점차 비싸지는 것을 말합니다.
현대, 기아의 자동차를 살 때 유독 심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차급 간의 가격 차이가 적은 편이고, 옵션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제네시스는 G70, G80, G90의 시작 금액 차이가 굉장히 큰 편이고, 옵션을 넣어도 상위 차량까지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캐스퍼,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는 구간이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 있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각 차량의 시작 가격과 풀옵션 가격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하였습니다.
브랜드 | 차종 | 시작(만 원) | 풀옵션(만 원) |
현대 | 캐스퍼 | 1460 | 2,186 |
현대 | 아반떼 | 1,994 | 3,418 |
현대 | 쏘나타 | 2,898 | 4,342 |
현대 | 그랜저 | 3,768 | 5,729 |
제네시스 | G70 | 4,347 | 6,369 |
제네시스 | G80 | 5,890 | 8,900 |
제네시스 | G90 | 9,540 | 13,560 |
캐스퍼,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의 경우 낮은 등급의 차량의 풀옵션이 상위 차급의 차량 가격과 겹치지만, G80은 G90과 겹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제네시스에서는 옵션을 아무리 넣어도 G80을 사려던 사람이 G90을 사거나 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쏘나타를 사려던 사람은 옵션을 조금 넣다 보면 그랜저 가격이 보이는 데다가 가격의 차이도 제네시스처럼 수 천만 원 단위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상위 차량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게다가 옵션표를 잘 보면, 하위 차급에서는 옵션을 넣어야 들어가는 기능들이 상위 차급에서는 기본인 경우가 꽤 많아서 하위 차급의 풀옵션과 상위 차급의 기본 모델의 비교는 항상 쟁점입니다.
이런 식으로 접근이 가능하도록 현대, 기아가 옵션표 구성을 치밀하게 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경차 사러 갔다가 그랜저 사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차는 본인 예산에 맞게
차는 큰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가 감가도 큰 물건이기 때문에 본인의 예산을 아득히 초과하는 차를 사서는 안됩니다. 경차를 사러 갔다는 것은 주어진 예산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일 텐데, 그랜저는 경차 가격의 2배가 넘는 금액이므로 구매에 신중해야 합니다.
타인의 추천과 비난은 참고 정도만 하시고, 본인의 소득, 예산, 환경에 맞는 최적의 차량을 구매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