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수입차 타는 것 부질없다. 20대 카푸어로 안 보면 다행인 걸

Kownriver 2024. 6. 18.

어린 나이에 수입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꿈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20대에 비싼 수입차를 구매하면 부자처럼 보이고 많은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10대 시절 오픈카를 구매하는 것이 꿈이었고, 20대에 차를 사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는데요.

30살 생일 선물로 수입차를 사려고 했다가 호적에서 파일 뻔했고, 만 30살이 되어서야 겨우 620만 원짜리 중고 국산차를 구매했습니다.

어느덧 3년 가까이 지나고 저는 머스탱 컨버터블을 구매하였는데요. 수입차를 1년 넘게 타고 다녀보니 부모님이 어린 나이에 왜 비싼 수입차를 사는 것을 말렸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수입차 타면 지출만 커진다

수입차든 국산차는 자동차를 운용하는 것 자체가 돈이 많이 듭니다. 차량 구매에 필요한 금액 외에도 유류비, 보험료, 주차비, 자동차세, 세차비 등 다양한 고정 비용이 발생합니다. 차가 없는 사람이라도 여기까지는 예상하기 쉬운데요. 의외로 이것보다 많은 지출이 발생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품위유지비입니다.

품위 유지비?
차가 품위가 아닌데 말이지

자동차와 관련된 품위유지비는 대부분 드라이빙과 관련된 내용들입니다. 이성을 꼬시기 위한 용도로 차를 구매했든, 애인과 다양한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 차를 구매했든 어떠한 이유로 차를 산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차를 산 이후에는 가지 않아도 될 곳을 다니게 됩니다.

차를 샀으니 근교 대형 카페도 가보고, 친구들 데리고 자동차 여행도 가보고, 차박이 유행이니 차박도 가고 합니다. 근데 수입차 오너가 이성 혹은 친구들과 같이 가서 "내가 여기까지 데려왔으니 너가 사"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자존심이 높기 때문에 흔히 엔빵이라고 하는 N분의 1을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이러한 자존심 비용 말고도, 차를 샀으니 그에 걸맞은 아이템을 사게 됩니다. 차 꾸미기, 차에 어울리는 시계, 옷 등을 구매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용들을 흔히 품위유지비라고 부릅니다.

즉, 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수입차를 타면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을 더 많이 쓰게 됩니다.

자동차 품위유지비 — 자동차에 어울리는 시계 산다고 시계에 맛들리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수도...

카푸어로 안 보면 다행인 20대 중고 수입차

어린 나이에 수입차를 타는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 것인데요. 사실 카푸어로 안 보면 다행일 정도입니다. 저는 차를 좋아해서 거의 모든 차의 과거를 알고 있다 보니, 10년 정도 된 차에서 20대가 내리면 카푸어가 아닐까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선이 꼰대 같다고 한다면 드릴 말씀은 없지만 20대가 수입차를 끌고 다니는 것은 카푸어 거나, 부모님이 부자거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고 본인이 자수성가해서 구매했다는 생각은 그리 들지 않습니다.

최근 저에게 있었던 일인데, 우연히 어떤 할아버지를 모셔다 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 데리러 갔다가 버스 기다리는 할아버지셨는데 버스가 하도 안 온다고 해서 근처까지 태워드렸는데요. 당시 뚜껑을 열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께서 "부모님 잘 만났네 이런 차도 타고"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차를 사는데 그 어떤 부모님의 도움도 받지 않았죠.

30대에 수입차를 타고 다녀도 이런 시선을 받는데 20대는 얼마나 많은 시선을 받을까요. 카푸어나 부모님 덕에 수입차 탄다는 시선이 결코 좋지 않습니다. 스스로 당당함에도 그러한 인식을 받고 난 뒤에는 다른 사람들도 날 카푸어로 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카푸어 기준 알아보기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어린 나이에 수입차를 타고 다니면 사람들이 나만 쳐다볼 것 같고 인기도 많아지고 할 것 같지만 큰 변화는 생기지 않습니다. 요즘 워낙 수입차가 많다 보니 중고 벤츠, 5시리즈로는 하차감으로 우쭐대기도 쉽지 않습니다. 오픈카 뚜껑을 열고 다녀도 사람들이 별로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즉,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0대가 BMW를 타든, 30대가 벤츠를 타든 그렇게 관심이 있지 않습니다. 20대에 람보르기니나 페라리를 탄다면 관심이 생기겠지만, 사실 그런 차는 나이에 관계없이 주목을 받기 쉽습니다. 워낙 흔치 않으니까요.

어린 나이에 수입차를 구매해서 타고 다니는 것은 사람들에게 그리 좋은 인식을 심어주기 어렵습니다. 직업이 영업직이나 전문직이라면 수입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학생, 일반 사무직과 같이 월급이 없거나 정해져 있는 직업군이라면 좋게 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내 만족으로 수입차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고, 인스타에 자랑하고 싶고, 남들보다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목적으로 차를 구매하는 것이라면 구매를 멈추고 예금에 집어넣으세요. 전액 할부로 차를 살 생각이었다면 그냥 한 번 죽었다 살아났다고 생각하고 차를 사지 마세요.

자동차 전액할부 위험성 알아보기

20대에 수입차를, 특히 중고 수입차를 구매하는 것은 미래에 풍요로울 가능성을 갉아먹는 일입니다. 현재를 즐기기보다 미래를 준비하세요. 대한민국의 미래는 생각보다 밝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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